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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마왕이니까-
 
   작 가    몽상가    작 성    2016-06-07 02:4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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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나는 마왕이 되었다. 소설이나 만화에서나 등장할법한 바로 그 마왕이다. 평소와 같이 일과를 마치고 귀가하던 중 난데없이 죽음을 맞이한 것에서부터 나의 이야기는 새롭게 시작 된다. ‘묻지 마 살인사건’..
 
나는 마왕이 되었다.

소설이나 만화에서나 등장할법한 바로 그 마왕이다. 평소와 같이 일과를 마치고 귀가하던 중 난데없이 죽음을 맞이한 것에서부터 나의 이야기는 새롭게 시작 된다.

‘묻지 마 살인사건’가끔 뉴스에서 본 적이 있었다. 원한은커녕 일면식조차 없는 생판 모르는 사람을 특별한 이유 없이 살해하는 황당한 살인행위, 누구나가 생각지도 못한 이 사건에 운 나쁘게 휘말린 것이다.

항상 다니던 길로만 가는 것이 그날따라 마음에 들지 않아 기분전환을 위해 조금 더 먼 길로 돌아간 것이 문제였다. 도심에서도 외곽에 위치한 달동네였기 때문에 상황이 장난이 아니란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고통에 가득한 외마디 비명이 바로 옆 골목에서 그것도 바로 근처에서 들려온 것이다. 갑작스럽게 닥친 상황에 등에서는 흘려본 적도 없는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거기 누구 있어요!?”

평소 뉴스를 보며, 몸이 달아오를 정도로 느껴지던 확고하고 뜨겁던 정의감과 다짐은 그 순간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남은 것은 말만 번지르르한 겁에 잔뜩 질린 겁쟁이 뿐이었다.

“거기…”

마치 얼음판 위를 걷는 것처럼 소리 없이 조심스레 골목으로 진입하려 했지만, 그 바로 앞에서 누군가에 의해 막히고 말았다. 키는 자신과 비슷한 정도의 모자를 깊게 눌러쓴 말 그대로 괴한처럼 보이는 이가 순식간에 품속으로 파고든 것이다.

운동을 하지 않았던 이유도 있지만, 긴장했던 탓인지 몸이 굳어 도무지 말을 듣지 않았다. 두 눈을 질끈 감고 겁먹은 자신을 탓해봐야 이미 때는 늦었다.

차갑고 딱딱한 무언가 긴 것이 배와 장기를 가볍게 뚫고 척추 바로 옆 등까지 관통한 것이 느껴졌다. 초겨울이라 몇 겹의 옷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우습다는 듯 쉽게 옷을 뚫어버린 것이다. 길이로 보아 횟집에서나 사용할 것 같은 회칼의 한 종류일까.

“커억...”

가끔 영화가은 곳에서 보면, 주인공들은 칼에 찔리거나 총에 맞았음에도 많은 일들을 해내곤 한다. 물론 부위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설마 비명조차 지르지 못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지금까지 살면서 이렇게 아픈 적이 있었던가. 최근 들어 흘려본 적 없는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나는 왜 이렇게 운이 좋은 걸까? 찾지 않아도 이렇게 알아서들 찾아오네?”

남자의 건너편을 보니 조금 전 들었던 비명의 주인이 쓰러져 있었다. 젊은 여성처럼 보였지만, 이미 죽은 것인지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힘없이 주저앉아 찔린 곳을 양손으로 움켜잡고 하염없이 흐르는 피를 보며 죽음을 직감했다. 몇 달 전 헌혈했을 때의 양보다도 많은 피가 빠져나간 것 같았다.

“거기 누구야! 경찰 불러 경찰!”

“이미 전화 했어!”

소리친 것은 인근에 사는 어느 주민부부였다. 부부가 소리 지르자 이 동내에 이렇게 개를 키우는 집이 많았었나 싶을 정도로 집집마다 개들이 하나 둘 짖어대기 시작했다.

“동네사람들! 나와 보세요! 여기 사람 살려요! 범죄자에요!”
“빨리 좀 나와 봐요!”

용감한 주민부부 덕에 죽을 것이라 확신했던 어두운 그림자로부터 살 수 있다는 희망품은 순간이었다. 눈앞에 있던 것은 자신의 범죄 현장을 들켜서 놀라 도망치는 범죄자가 아니라.

인간의 탈을 쓴 괴물. 괴물이라는 말로밖에 표현되지 않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눈은 광기에 물들어 있었으며, 입은 귀에 걸릴 듯 치아가 다 보일 정도로 즐거워서 미칠 것 같다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사, 살려주세…요.”

눈앞의 괴물은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표정변화 없이, 들고 있던 칼로 나의 목을 그었다. 살려달라는 말은 나의 마지막 말이 되었다.

그렇게 나의 짧은 삶은 허무하게 끝이 났다. 이렇게 죽기 위해 그 노력을 하며 살았던 것인지 마지막에 느낀 허탈하고 허망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허무했다.

중학생이었을 무렵 담임선생님은 사람이 태어난 것은 분명 무언가를 위해 태어난 것이라고 말하셨다. 그 무언가에는 크고 작은 것이 없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겪게 되는 것이라고.

그것은 지금 이러한 형태로 갑작스럽게 나에게 찾아왔다.

만약 자신에게 조금만 더 용기가 있었다면, 조금만 더 몸을 단련했더라면, 자신에 대한 질책을 하며 과거의 안일했던 자신을 원망했다.

그렇게 지금까지의 과거가 주마등을 보며 서서히 찾아오는 밤과 같이 의식도 생각도 어둠속에 가라앉았다.

………

……



-안타까운 죽음이구나.-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누군가가 작게 속삭였다.

‘어…? 누, 누구지? 나… 죽은 게?’

죽었다면 당연한 것이지만, 몸에 힘이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 벌릴 입과 굴릴 혀도 느낄 수 없었으며, 뜰 눈도 없었다.

‘혹시 말로만 듣던 사후세계인건가?’

-그래. 맞아 잘 왔다. 사후 세계에.-

‘어? 생각을 읽는 건가!? 뭐하는 녀석이지?’

-녀석이라니. 예의라 게 전혀 없는 ‘녀석’이구나.-

‘죄송합니다. …그, 그런데 당신은 신이신가요?’

사후 세계는 여러 종교에서 말하는 곳으로 육체가 죽으면, 영혼은 사후 세계로 올라간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종교마다 사후세계의 내용이 조금씩 다르지만, 영혼이 다른 세계로 간다는 것은 모두 같은 부문이다.

-그분은 바쁘시기에 내가 대리를 맡고 있지. 영혼을 다음으로 인도하는 것이 내 역할이다. 우선 너는 다음 생을 부여받아 다시 태어나지 않으면 안 돼.-

‘그건 혹시 환생을 말하는 건가요?’

-그렇다고 볼 수 있지. 어디서 어떻게 무엇으로 환생할지는 너에게 달려있지만, 지금까지의 기억은 전부 소멸하고 완전히 새롭게 새로운 몸으로 다시 시작하는 것이지.-

그가 말을 끝내자 무슨 짓을 한 것인지 어두웠던 시야가 순식간에 밝은 곳으로 이동했다.

“어, 어? 목소리가!?”

목소리뿐만이 아니었다. 조금 전까지 느껴지지 않았던 몸의 감각이 돌아온 것 같았다.

-우선 너는 이곳에서 네가 다시 태어날 세계를 고르게 될 거야.-

아무것도 없이 밝기만 했던 공간은 점차 여러 색깔을 띠더니 거대하고 웅장한 도서관으로 그 형태를 바꾸었다.

건축 양식이나 문양은 건축에 대해 전혀 아무것도 모르는 자신이 봐도 지금까지 보아왔던 그 어느 나라의 왕궁을 포함한 그 어떤 건축물보다 신비롭고 환상적이고 몽환적이었다.

너무나 압도적인 스케일에 현재 상황이 진짜인지 아닌지 하는 착각이들 정도였다.

-이곳은 수많은 세계가 담겨있는 곳이야. 책 하나하나가 곧 세계이며, 지금도 살아 움직이고 있지. 지금 임시적으로 네 영혼을 형태화했으니 지금부터 네가 태어날 세계를 고르면 된다.-

몸에 감각이 돌아 온 것은 착각이 아니었다. 인간의 육체처럼 뚜렷한 형태가 아닌 흰색 구름처럼 되어 있었다.

“그럼 여기에 있는 모든 책 한권 한권이 전부 각각하나의 세계라는 말씀이신가요?”

눈앞에 펼쳐진 장대하고 웅장한 크기의 건물. 그곳에는 수없이 많은 책들이 꽂혀있었다.

“색이 세계라니, 어떤 원리로 이루어진 거죠?”

-그걸 알아봐야 너에게는 의미 없지 않을까? 어차피 금방 잊게 될 텐데? …난 바쁘니까 적당히 마음에 드는 책을 고르면 다시금 부르라고. 부를 때는 이 종을 한번 울리면 되니까.-

마치 영화의 특수효과 같이 아무것도 없던 허공에서 금빛 찬란한 작은 종이 하나 생겨났다.

“…엄청 오래 걸릴 것 같은데.”

대충 어림잡아 책장 하나에 천권. 그런 책장이 수백 개가 있었다.

-그럼 한 천년 뒤에 부르던가.-

“천년이라니, 시간제한 같은 건 없는 거 에요?”

-새로운 삶을 급하게 선택하면 분명 찜찜하겠지? 그렇기 때문에 시간을 충분히 주는 거야. 아, 그리고 원래 세계로 다시태어나려면 그렇게 해도 되. 쉽고 빠르잖아?-

자신이 살던 세계. 지금은 진보한 과학문명을 기반으로 어느 정도 노력에 따라 나름대로의 안락한 삶을 누릴 수 있는 곳이자 끈임 없는 과학의 발전으로 점차 파멸로 향하는 세계이다.

행성의 자원은 고갈되어가고 과학의 발전과 그에 따른 급격한 경제성장으로 인해 환경은 빠르게 파괴되고 있으며, 과학의 발전에 따라 인력은 기계로 대처되어 사람들이 설자리가 없어지고 후에는 엄청난 경제공황이 닥치리라는 것을 철부지 아이들조차 알 정도로 스스로를 멈출 수 없게 되어버린 세계이다.

-다만 아까도 말했지만, 다시 그곳에서 태어난들 전의 기억은 전부 없어지는 거야. 가족을 다시 보고 싶다 거나 복수를 하고 싶어도 불가능하단거야.-

지난 26년이라는 시간을 고아로 지냈다. 철없는 젊은 부모에 의해 하룻밤의 불장난으로 태어난 생명이었다고 한다.

육아라는 울타리가 싫었고 자신들의 부모나 주변에 알려지는 것이 무서웠고 진실 된 사랑으로 낳은 아이도 아니었기 때문에 아무 미련 없이 쉽게 양육을 포기했다고 한다.

당시 두 명의 나이가 지금 자신보다도 한참 어렸을 때였다나?

그 후 이런 저런 고아원과 시설을 전전긍긍하며, 시설에서 보내준 학교를 겨우 졸업하고 스스로를 발전시키기 위해 자원해서 입대한 군대를 전역했다.

나에게는 언젠가 반드시 이루리라 다짐한 한 가지 목표가 있었다. 기회가 된다면, 그 철없는 부모에게 당당히 충고해주고 싶었다. 훈계를 하고 싶었다.
“….”
그럴 수 없다는 것이 작은 미련으로 남지만, 죽어버린 탓에 의미 없는 일이 되어버렸다.
“제발 이번에는 철없는 애들이 부모가 아니기를….”

………

……



그로부터 새롭게 환생, 아니 강림하게 될 때까지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지난 후였다. 무작정 책만 읽은 것이 무려 5년이라는 시간이 흘러있었고 읽은 책만 수 백 권에 이르렀다.

-그래서 골랐나?-

“네, 저는 환생을 안 하지 않겠습니다.”

-음…뭐? 환생을 안 하겠다니. 너 소환서를 찾았구나. 가끔 너처럼 찾는 경우가 있긴 한데. 진짜 그걸로 괜찮겠어?-

소환서는 이곳에 있는 수많은 책들 중에서도 희귀하게 발생하는 것이고 소환이 허용 된 세계들 중에서도 이 세계까지 영향을 줄만한 소환은 드믄 경우라고 한다.

-소환은 환생과는 달리 그쪽에서 죽어도 이곳으로는 올 수 없어. 그 세계 내에서만 환생을 반복할 뿐이지. 즉 다른 세계로 환생할 수 없다는 소린데 상관없어?-

“네. 사실 중간에 이곳과 환생에 대해 적혀있는 책도 발견해서요. 대략적인 내용은 알고 있습니다.”

-알면서도 하겠다고?-

“네. 위험한건 충분히 알지만, 그 또한 제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바뀌겠죠.”

-네 선택이 그렇다면 말리지는 않으마. 바빠서 설득할 시간도 없고. 어디보자 어? …마왕의서? 하필이면 찾은 게 마왕인거냐.-

그렇다. 내가 발견한 것은 마족에 의한 마왕강림의 서였다. 내용을 읽어본바 그 세계에는 마왕이 지상에서 사라진지 1만년이 넘었고 마족이 짐승같이 전락해버린 세계였다.

“이곳에 가고 싶은 이유가 있어서요.”

-그게 네 최종 결정이라면. 그렇다면 지금 이 순간을 기점으로 네 영혼을 이곳에서 추방한다. 그와 동시에 그에 상응하는 권능이 부여됨으로 그에 관한 모든 것은 본인에게 맡긴다.-

그의 말은 곧바로 힘이 되어 주변에 보이던 장엄하고 아름답던 모든 것을 소멸시켜갔다. 눈이 녹아 사라진 것처럼 밝았던 도서관은  온대간대 없이 사라지고 통로의 입구처럼 보이는 거대한 검은 소용돌이가 눈앞에 나타났다.

통로의 앞에는 작지만 예술적인 선반이 노여 있었고 그 위에는 기이한 문양이 그려진 양피지가 한 장 놓여 져 있었다.

-나는 더 이상 너에게 간섭할 수도 관여할 수도 없어. 눈앞에 있는 양피지에 오른손을 올리고 네가 원하는 권능을 담아라. 그 내용은 네 피와 살을 이루게 될 거야.-

망설임은 없었다. 원하는 능력은 이미 생각해뒀기 때문에 양피지는 순식간에 가득 매워졌다. 처음에는 손톱만 했던 글씨는 깨알만큼 작아져서야 멈춰졌다.

이곳에 와서 많은 것들을 생각하고 다짐했다. 지금까지의 나는 육체와 함께 죽었고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그 증거로 양피지에는 스스로의 행동에 몇 가지 제약과 제한을 걸어두었으며, 지키지 않을 시에는 그와 동등한 피해를 입도록 만들어두었다.

작성이 완료 된 양피지는 기다렸다는 듯 검은 소용돌이 속으로 사라져버렸다. 아마도 육신을 만들기 위해 먼저 사라진 것이다.

“그동안 신세 많이 졌습니다.”

-앞으로는 못 보겠구나. 후후, 한 가지 말해주자면 너와 나는 이미 수차례 만난 적이 있다. 네가 기억을 못할 뿐이지.-

“아쉽네요. 하지만 이제는 잊지 않겠습니다. 어.. 그러니까 이름이?”

-시리엘이다.-

“시리엘. 기회가 된다면 또 뵙도록 하죠.”

인사를 마지막으로 나의 의식은 소용동이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후후후. 기회가 된다면 말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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