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접속자 : 30명 (회원:10)
   
 
2018년 11월 20일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HOME > 장르 문학 > 연애
   제목:베르제카
 
   작 가    애지빈    작 성    2013-12-11 19:51:08
   조 회    0    추 천    0
   드리는말씀     댓글은 작가에게 힘이 됩니다.    
작품소개:
화려한 연회장, 높디높은 황금색의 의자, 풍성한 레이스가 한껏 달린 핑크빛의 드레스, 그리고 그녀만이 할 수 있는 찬란한 무늬의 커다란 왕관. 그 모든 것은 현재 그녀가 지닌 부와 권력의 상징이었다. 텅 빈 눈동..
 
화려한 연회장, 높디높은 황금색의 의자, 풍성한 레이스가 한껏 달린 핑크빛의 드레스, 그리고 그녀만이 할 수 있는 찬란한 무늬의 커다란 왕관. 그 모든 것은 현재 그녀가 지닌 부와 권력의 상징이었다. 텅 빈 눈동자로 자신을 바라보는 이들을 쳐다보는 그녀의 눈빛에는 그 무엇도 읽어낼 수가 없었다. 그저 공허한 눈빛이 자신들을 찌르고 있는 것 같아 고개를 숙이는 사람들 뿐. 자잘한 흉터가 화장으로 인해 가려졌고 가녀린 몸매가 풍성한 드레스로 인해 가려져 마치 인형처럼 표정 없이 앉아있는 그녀는 담 제국의 ‘마녀’라 불린다. 온갖 더러운 방중술로 황제를 꾀어내 황후를 몰아내고 새로운 황후로 등극한, 이유 없는 살인으로 유독 아이들의 붉은 피를 즐긴다고 하는 소문이 돌며 암암리에 ‘마녀’라 불리어오는 그녀, 베르제카. 그녀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표정을 지우고, 자신을 지키기 위해 가면을 쓰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웃었다. 언제나 그 자리에서. 


“베카, 많이 힘들었소? 어찌 그리 말이 없소.”

끝도 없는 목련이 피어있는 황후의 정원은 오늘도 어김없이 황제와 베르제카가 있었다. 1황녀의 4번째 탄생일을 맞이하여 거창한 연회를 연 황제는 혹 베르제카가 웃어주지는 않을까, 하여 이미 식은 찻잔을 들어가며 베르제카의 곁을 기웃거리고 있었다. 기뻐하는 황녀의 모습을 뚫어져라 보고 있었던 베르제카였기에 뿌듯해진 황제는 오늘은 웃어주지 않을까 싶어 항상 황후가 시간을 보내는 목련의 정원으로 빠르게 뛰어왔다. 물론 생각대로 흘러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항상 하던 기대감을 품에 가득 안고 베르제카를 바라봤다. 하지만 베르제카는 끝까지 황제의 기대감을 만족시켜주지 못했다.

“베카, 내 사랑. 내게 만은 그렇게 딱딱한 모습을 보여주지 마시오.”

“….”

“제발! 베카…. 나를 바라봐주오. 죽어가는 짐의 마음이 보이지 않는 것이오? 베카!”

언제나 같은 모습으로 꽁꽁 닫힌 마음을 움켜잡고 앉아있는 베르제카의 모습에 황제는 움츠려들다 결국 화를 내었다. 정원을 지키던 시녀 렌은 항상 보는 풍경에 한숨을 쉬고는 재빠르게 정원을 벗어났다.

“베카! 말 좀 해보시오. 오늘은 정말 안 되겠어. 짐의 마음이 부서진단 말이오.”

“…그렇다면,”

흥분한 황제의 말에 베르제카의 입이 열렸다. 변화 없는 표정에 황제의 투명해진 눈이 아쉬움으로 젖어들었다. 베르제카가 말했다.

“이미 부서진 제 마음은 보이지 않으십니까.”

항상 보이지 않습니다, 하고 대답하던 베르제카의 입에서 다른 말이 나오자 황제의 두 눈이 크게 뜨였다. 물론 그 말은 베르제카가 3년 전 황제에게 했던 말일지라도. 감정 없는 베르제카의 눈동자가 황제를 향했다. 그 눈동자에서 황제가 느낀 감정은 철저한 무관심이었다. 마치 자신은 지금 자신이 하는 말에 어떠한 상관도 없다는 듯이.

“3년 전부터 베르제카는, 이미 없었습니다.”

“그땐…!”

“어떠한 변명도! 어떠한 말로도 이미 죽은 베르제카를 살릴 수는 없습니다.”

정적이 흘렀다. 베르제카의 눈에서 가느다란 눈물이 실처럼 흘렀다. 그녀의 모습은 흐트러지지 않았다. 단지 눈물만 흐를 뿐. 놀란 황제의 손이 베르제카의 눈물을 닦아주려 움직이려다 굳었다. 그의 손은 베르제카의 깊은 증오심이 흐르는 눈동자에 의해 갈 곳을 잃었다. 머뭇거리던 황제의 눈동자는 베르제카의 눈동자를 마주칠 자신이 없었다. 아래로 떨어진 황제의 시선은 그저 바닥만 바라볼 뿐이다.

“전 당신을 증오합니다, 얀데르제.”

황제 얀데르제는 결국 베르제카의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 애지빈님의 작품 [베르제카] 목록    [Total: 0 Byte]
 
    소제목
 
    편수 작성일 크기 조회 추천 댓글
 
제목 이름 내용  
Fantasy BBS